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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타사르 그라시안 (Baltasar Gracián y Morales)(1601–1658)에 관해서는, 하이네가 자신에 대해 농담 삼아 했던 말을 가지고 그대로 평가할 수 있다. 즉, 그는 자신이 살았던 시대에서 가장 탁월한 인물 중 한 명이었다. 그는 1601년 1월 8일, 아라곤 왕국의 칼라타유드(Calatayud) 근처 벨몬테에서 태어났다. 칼라타유드는 원래 칼라트 아유브(Kalat Ayoub), 즉 “욥의 도시(Job's Town)”라는 의미의 이름을 가졌으며, 고대 도시 빌빌리스, 시인 마르티알리스의 고향과 거의 동일한 위치에 있다. 이 명칭이 암시하듯, 이곳은 무어인들의 거주지 중 하나였고, 그중에서도 거의 최북단에 해당하는 지역이었다. 그라시안의 시대에 이르러, 이 도시는 이미 여러 세대에 걸쳐 다시 기독교적이고 스페인적인 도시로 변모해 있었으며, 그라시안 역시 귀족 가문의 후손이었다. 당시 스페인 귀족 남성에게 열려 있던 길은 두 가지뿐이었다. 하나는 군인의 길이었고, 다른 하나는 성직자의 길이었다. 17세기에 접어들면서 군인의 길은 성직자 옷에 자리를 내주었고, 발타사르와 그의 세 형제 모두 성직의 길을 선택했다. 장남 펠리페는 성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가입했고, 차남 페드로는 짧은 생을 삼위일체 수도회 소속 수도사로 보냈으며, 셋째 라이문도는 카르멜 수도회에 들어갔다.
발타사르는 톨레도에서 법학사 학위를 소지한 삼촌 안토니오 그라시안의 집에서 자랐다고 밝히고 있다. 이로 미루어 보면, 그의 아버지와 모랄레스 가문 출신의 어머니는 그가 어린 시절 이미 사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1619년, 예수회(Company of Jesus)에 입회했는데, 이때의 예수회는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로욜라(Loyola)가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에 대응하여 시작한 대담한 반격 운동은, 아쿠아비바(Acquaviva)의 탁월한 조직 능력으로 이미 견고한 제도적 틀을 갖추고 있었다. 이 운동은 바로 그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그라시안은 이후 거의 현대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중등교육을 주도해 온 그 교육 시스템 하에서 교육받은 유럽 최초의 인물들 중 한 사람이었다.
예수회 회원이 되는 순간, 누구나 개인의 사생활은 소멸하고 오직 ‘예수회 회원’으로서의 정체성만이 존재하게 된다. 그라시안의 생애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그가 예수회 소속이었다는 점 외에는 특별히 언급할 만한 사실이 거의 없다. 그는 수도회에서 철학과 성서 문학을 강의했으며, 최종적으로 타라고나(Tarragona)에 위치한 예수회 대학의 학장직에 오르게 된다. 그의 가장 절친한 벗은 당시 예술 후원자였던 돈 빈센시오 후안 데 라스타노사(Don Vincencio Juan de Lastanosa)였다. 우에스카(Huesca)에 거주하던 라스타노사는 동전이나 메달, 고고학적 유물들을 수집하는 취향이 있었는데, 그라시안 역시 이러한 취미를 함께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라스타노사가 자신의 소장품 목록을 설명하며 그라시안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한때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방대한 서신들이 보존되어 있었고, 이를 직접 확인한 학자 라타사(Latassa)는 편지가 작성된 날짜와 장소들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 기록들을 통해 그라시안이 마드리드에서 사라고사, 그리고 타라고나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활발하게 이동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기록에 의하면, 국왕 펠리페 3세(Philip III)는 왕실의 만찬에 고상한 재치를 더하기 위해 그라시안을 종종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고 한다. 그는 설교자로서도 대중에게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요약하자면, 신중하고 성공적이었던 그의 삶은 타라고나 예수회 대학(the Jesuit College at Tarragona)의 학장으로서 1658년 12월 6일, 58세를 앞둔 나이에 세상을 떠나며 종결되었다.
목차
초대 12
1부 패를 감추고 침묵으로 압도하라
001 손잡이가 없는 인간이 되는 법 17
002 패를 보여주는 순간 지배당한다 19
003 당신의 취향을 암호화하라 21
004 당신의 바닥을 보이지 마라 23
005 거절조차 금빛으로 물들이는 태도 25
006 자존을 잃으면 세상의 노예가 된다 27
007 본질은 소수만 보고 외면은 모두가 본다 29
008 똑같이 날면 격추된다 31
009 가끔은 사라짐으로써 갈망하게 하라 33
010 갈증을 남기는 자만이 영원히 기억된다 35
011 입구는 궁전인데 침실은 오두막인 인생을 경계하라 37
012 노력의 훈적을 들키지 마라 39
013 매일 영혼을 깎아 당신만의 정점에 도달하라 41
014 당신의 가치를 증명할 무대를 선점하라 43
015 한꺼번에 보여주면 내일은 없다 45
016 진실은 언제나 절반만 발설된다 47
017 기술은 감추어질 때 가장 강력하다 49
018 성공을 다음 성공을 위한 예고편으로 써라 51
019 지식의 유행을 타라 53
020 당신이 없으면 안 되는 판을 짜라 55
021 우아함은 모든 기술 위에 입히는 최후의 영혼이다 57
022 재능은 조명을 받을 때 완성된다 59
023 실체 없는 과시는 광대놀음이다 61
024 홀로 있을 때조차 세상의 눈앞에 서라 63
025 오늘이라는 정점을 살아라 65
2부 전쟁터 같은 사회에서 우위를 점하는 법
026 지혜의 시작은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 71
027 바보로 살아라, 신념을 가진 자를 경계하라 73
028 영혼의 결을 읽는 법 75
029 비극은 신이 보내는 가장 고귀한 초대장이다 77
030 오답을 통해 정답에 도달하는 역설의 지혜 79
031 나갈 때를 아는 자의 뒷모습은 눈부시다 81
032 정직하게 부딪히는 자의 위엄 83
033 풀을 뜯어먹는 소처럼 독서하라 85
034 가끔은 말없는 위로가 더 절실하다 87
035 탄생의 신비를 배우는 지혜의 완성 89
036 혼돈 앞에서 어떻게 반응하는가 91
037 당신의 그릇이 운명을 결정한다 93
038 흉터는 당신이 승리했다는 훈장이다 95
039 어제라는 실수를 지우고 오늘을 새로 써라 97
040 인간은 천사로 죽을까 악마로 죽을까 99
041 지혜는 쥐어짜는 것이 아니라 내려오는 것 101
042 분석하는 차가운 지성에서 포용하는 따뜻한 가슴으로 103
043 누가 짐승이 되고 누가 영웅이 될까 105
044 인간은 타인에 의해 바뀔 수 없다 107
045 잃음으로써 채워지는 역설 109
046 소음 속에서 당신의 영혼을 구출하라 111
047 사물을 넘어 본질을 꿰뚫는 법 113
048 진실을 말하는 자는 고독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115
049 돈의 길, 피의 길, 언어의 길 117
050 용서는 타인이 아닌 나를 위한 해방이다 119
051 관계의 장인이 되는 법 121
052 낙오된 자를 챙기는 넉넉함 123
053 깨어 있는 자만이 시대를 선도한다 125
054 가장 슬픈 것은 그때 그 말을 못한 것 127
055 마침내 완성된 인생의 걸작 129
3부 호구가 되지 않고 우아하게 거절하는 법
056 두 개의 기둥이 바로 서야 삶이 흔들리지 않는다 133
057 당신을 가르칠 수 있는 스승들과 섞여라 135
058 말이 화려한 기술의 시대는 갔다 137
059 마음을 얻는 자가 결국 판을 지배한다 139
060 무례한 부탁을 거절하는 것보다 어려운 기술 141
061 가슴속에 우아한 비수를 숨겨라 143
062 생각은 깨어 있는 소수처럼 하되 말은 다수와 섞여라 145
063 뛰어난 자를 시기하는 것은 스스로를 비하하는 수치다 147
064 피하는 것은 비겁함이 아니라 압도적인 지혜의 증거다 149
065 인생의 성패는 지능이 아니라 ‘선택’에서 갈린다 151
066 무조건적인 선함은 만만한 호구가 되는 지름길이다 153
067 거절하지 못하는 삶은 타인의 오물통이 된다 155
068 무례함은 무능의 증거다 157
069 상대의 눈높이에 맞춰 당신을 최적화하라 159
070 적절한 유머는 관계의 독을 제거하는 해독제다 161
071 우리는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들리는 것을 믿는다 163
072 피할 수 없는 타인의 결함은 풍경처럼 받아들여라 165
073 검증된 자들과만 손을 잡아라 167
074 당신의 고귀한 성명을 침묵으로 보호하라 169
075 공손함은 비용 없이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마법이다 171
076 타인의 오물로 당신의 가운을 더럽히지 마라 172
077 불평은 당신의 가치를 헐값에 파는 행위다 174
078 큰 도량을 가진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명예 176
079 압도적인 승리 끝에 예상치 못한 관대함을 보여라 178
080 판단을 서두르지 않는 자가 권위의 중심에 선다 180
081 사소한 논쟁으로 품격을 갉아먹지 마라 182
082 고독을 즐기는 자는 신을 닮는다 184
083 자기만족에 빠진 연설은 소음일 뿐이다 186
084 상처 난 손가락을 함부로 내보이지 마라 187
085 화려한 달변보다 정교한 절제가 품격을 증명한다 189
086 의심은 당신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다 191
087 친구를 고르는 데 인생의 성패가 달려 있다 193
088 친구는 감정의 쓰레기통이 아니라 ‘전략적 지렛대’다 195
089 세상은 바보들로 가득한 전장이다 197
090 말은 유언장을 쓰듯 단어를 아껴라 199
091 유리처럼 쉽게 깨지는 자아는 민폐다 201
092 당신의 광채를 유지하고 싶다면 함부로 섞이지 마라 202
093 말뿐인 친절은 영리한 사기다 203
094 무능은 전염병이다 205
095 가장 지능적인 복수는 ‘삭제’다 207
096 그의 치부를 목격한 거울은 깨진다 209
097 당신과 세상 사이, 지독한 균형이 필요하다 210
098 관계를 끝낼 때 파열음을 내지 마라 212
099 타인의 저열함이 당신의 기준이 되게 하지 마라 214
100 사랑받되 존경받는 법을 익히라 216
4부 불안을 잠재우고 나만의 속도로 사는 법
101 시간은 헤라클레스의 몽둥이보다 강하다 221
102 지식은 무기이고 용기는 방아쇠다 223
103 비밀이 없는 자는 누구나 읽는 전단지다 225
104 거울은 얼굴만 비출 뿐 내면을 비추지 못한다 227
105 지능은 설계하고 근면은 집행한다 229
106 격정의 노예가 되지 마라 231
107 상상력은 당신을 높이는 왕관이거나 매질하는 채찍이다 233
108 탁월함은 양이 아니라 질에서 나온다 235
109 당신의 탁월함 뒤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숨어 있다 237
110 비둘기의 순수함만으로는 험한 세상을 버틸 수 없다 239
111 상황에 지배당하지 말고 상황을 지배하라 2441
112 서두르는 바보가 될 것인가, 고심하는 승자가 될 것인가 243
113 세공되지 않은 재능은 그저 돌덩이일 뿐이다 245
114 위기의 순간에 빛나는 평정심이 당신을 구한다 247
115 옳은 길을 걷는 것은 외롭지만 그 끝은 불멸이다 249
116 시대를 탓하며 주저앉지 말고 그 흐름에 올라타라 251
117 인생의 가치는 생물학적 수명이 아니라 ‘밀도’에 있다 253
118 인생이라는 장엄한 연극의 마침표는 결국 인격이다 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