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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직접 들려주는 자신의 삶과 사상, 저술 이야기
『이 사람을 보라』는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의 자서전적인 책이다. 생애 마지막 저작인 이 책을 통해 니체는 자신의 가족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이런 자료는 니체의 다른 책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더 나아가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비롯하여 그때까지 자신이 발표해온 여러 책들을 하나씩 거론하면서, 책을 쓰던 당시의 상황이라든가 집필 동기를 밝히는 한편, 각 저작이 출간되고 나서 사람들이 보여준 갖가지 반응도 함께 언급하고 있다.
니체는 『이 사람을 보라』를 1888년 10월 마흔네 번째 생일을 맞아서 쓰기 시작하여 11월 4일에 초고를 완성했고, 이듬해인 1889년 1월 초까지 수정과 보완을 계속했다. 그러던 중 이탈리아 토리노의 길거리에서 돌연히 광기에 빠져 쓰러진 뒤 10여 년간 어머니와 누이동생의 간호를 받으며 지내다가 끝내 정상을 회복하지 못한 채 1900년 여름에 세상을 떠났다.
인간과 세상을 멸시하는 종교에서 벗어나
삶의 생명력을 긍정하며 유희하라
이 책의 제목으로 쓰인 ‘이 사람을 보라(Ecce homo)’는 예수가 십자가형에 처해질 당시 로마 총독 빌라도가 유대 대중을 향해 예수를 가리키면서 했던 말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이 책에서 니체가 지칭하는 ‘이 사람’은 예수가 아니라 바로 니체 자신이며, 이 같은 제목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자기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을 다시금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그리스도교를 겨냥한 니체의 대결의식이 담겨 있다. 이는 니체가 『이 사람을 보라』를 “내 말을 이해했는가? 디오니소스 대 십자가에 못 박힌 자. …”라는 구절로 끝맺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니체는 이 마지막 문장을 통해 자신을 디오니소스 신에 빗대고 있다.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으로써 인간들의 죄를 대속(代贖)했다. 그러나 니체가 보기에 예수의 이러한 희생이 뜻하는 바는 그리스도교의 신이 인간을 자신의 죄를 벗어날 힘도 없는 무력하고 유한한 존재로 여기며 동정한다는 것이다. 니체는 그리스도교가 인간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인간을 유약한 존재로 보고 멸시하는 종교라고 생각한다.
니체는 자신을 디오니소스의 화신으로 본다. 디오니소스 신이 상징하는 것은 세계의 강인하고 충일한 생명력이다. 그리스도교가 이 세상을 고통과 빈곤에 시달리는 불완전한 세계로 보는 반면, 니체는 넘쳐날 정도로 풍요로운 세계로 본다. 탄생과 죽음, 파괴와 창조가 무수히 다양한 형태로 도처에서 일어나는 이 세계에서는 풍요롭고 충만한 힘이 아무런 이유도 목적도 없이 창조와 파괴를 거듭하면서 유희한다. 이러한 힘을 니체는 디오니소스 신이라고 불렀고, 그가 보기에 세계란 바로 디오니소스 신이 창조와 파괴를 즐기는 놀이터인 것이다. 니체 철학에서 강조되는 ‘초인’은 디오니소스 신 같은 생명력으로 어떠한 고난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삶을 흔쾌히 긍정하면서 유희하듯 살아가는 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