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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스가 사는 마을에서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기들이나 너무 나이가 든 노인들을 ‘임무 해제’라는 이름으로 안락사시킨다. 효율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쌍둥이 중 체중이 적게 나가는 아기도 ‘임무 해제’시키고, 사람들을 모두 색맹으로 만들어 색깔 구별도 없애 놓는다. 또한 이곳은 완벽한 산아 제한 사회인데 이를 위해 사람들은 성욕을 없애는 약까지 복용한다. 사랑은 당연히 비효율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고통의 기억도 알약 하나면 단번에 사라지는 단순한 것이다.
조너스는 기억 전달자를 통해 촉감이나 색깔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통의 느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고통을 통해 조너스는 비로소 사랑을 이해하고 마음 안에 존재하는 다채로운 감정을 깨달아 간다. 작가는 이야기 중반부로 갈수록 부사와 형용사를 더 많이 사용하는데, 그를 통해 우리는 마음을 표현하는 다채로운 단어들이 사람과 세상을 깊이 이해하고 연결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라는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단축과 생략으로 인해 다채로운 표현을 잃어가는 지금 세대의 언어 문제를 『기억 전달자』 속에서도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차이와 평등, 안락사, 출산율, 국가의 통제 등 이 책에 담긴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은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민감한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고 가까이 들여다볼 기회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