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 양장, 개정판 ] - 한강 장편소설 White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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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54651134
Condition:
New
Avail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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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Author:
한강 (Han Kang)
출판사/Publisher:
문학동네
출판일/Release Date:
2018.04.25
쪽수/Page:
196

Product Overview

 
2018년 봄, 한강 작가의 소설 『흰』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 년 전 오월에 세상에 나와 빛의 겹겹 오라기로 둘러싸인 적 있던 그 『흰』에 새 옷을 입히게 된 건 소설 발간에 즈음해 행했던 작가의 퍼포먼스가 글과 함께 배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작가의 고요하고 느린 퍼포먼스들은 최진혁 작가가 제작한 영상 속에서 그녀의 언니-아기를 위한 행위들을 ‘언어 없는 언어’로 보여준다.

그리하여 다시 만나게 된 한강 작가의 소설 『흰』은 수를 놓듯 땀을 세어가며 지은 책, 그런 땀방울로 얼룩진 책이다. 이참이 아니라면 ‘흰’이라는 한 글자에 매달려 그가 파생시킨 세상 모든 ‘흰 것’들의 안팎을 헤집어볼 수가 있었을까. ‘흰’이라는 한 글자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노라니 ‘흰’이라는 한 글자의 생김과 발음에서 끓어 넘친 숭늉처럼 찐득찐득한 슬픔 같은 게 밀려든다. ‘흰’, 안다고 말할 수도, 또 모른다고 말할 수도 없는 이 기묘하고 미묘한 ‘흰’의 세계 속에서 한강이 끌어올린 서사는 놀라우리만치 넓고 깊다. 예민하면서도 섬세한 특유의 감각으로 예리하게 건져올린 사유는 얼음처럼 차갑고 막 빻아져 나온 뼛가루처럼 뜨겁다. 한강이 백지 위에 힘껏 눌러 쓴 소설 『흰』. 그 밖의 모든 흰 것을 말하는 소설 『흰』. 『흰』은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가 없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다.

출판사 서평

독과 고요, 그리고 용기.
이 책이 나에게 숨처럼 불어넣어준 것은 그것들이었다.

1. 이 책의 끝에 붙일 ‘작가의 말’을 쓰겠느냐고 편집자가 물었던 2016년 사월에, 나는 그러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이 책 전체가 작가의 말이라고 웃으며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 이 년이 지나 개정판을 준비하며, 비로소 어떤 말을 조용히 덧붙여 쓰고 싶다는-쓸 수 있겠다는-생각이 든다.
-‘작가의 말’에서

2. 2018년 봄, 한강 작가의 소설 『흰』을 새롭게 선보입니다. 이 년 전 오월에 세상에 나와 빛의 겹겹 오라기로 둘러싸인 적 있던 그 『흰』에 새 옷을 입히게 된 건 소설 발간에 즈음해 행했던 작가의 퍼포먼스가 글과 함께 배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습니다. 작가의 고요하고 느린 퍼포먼스들은 최진혁 작가가 제작한 영상 속에서 그녀의 언니-아기를 위한 행위들을 ‘언어 없는 언어’로 보여줍니다.
그리하여 다시 만나게 된 한강 작가의 소설 『흰』은 수를 놓듯 땀을 세어가며 지은 책, 그런 땀방울로 얼룩진 책입니다. 이참이 아니라면 ‘흰’이라는 한 글자에 매달려 그가 파생시킨 세상 모든 ‘흰 것’들의 안팎을 헤집어볼 수가 있었을까요. ‘흰’이라는 한 글자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노라니 ‘흰’이라는 한 글자의 생김과 발음에서 끓어 넘친 숭늉처럼 찐득찐득한 슬픔 같은 게 밀려듭니다. ‘흰’, 익숙한 듯 편안했다가 낯선 듯 생경스러워지는 이 느낌의 근원은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안다고 말할 수도, 또 모른다고 말할 수도 없는 이 기묘하고 미묘한 ‘흰’의 세계 속에서 한강이 끌어올린 서사는 놀라우리만치 넓고 깊습니다. 예민하면서도 섬세한 특유의 감각으로 예리하게 건져올린 사유는 얼음처럼 차갑고 막 빻아져 나온 뼛가루처럼 뜨겁습니다. 우리는 모두 ‘흰’에서 와서 ‘흰’으로 돌아가지 않던가요. 한강이 백지 위에 힘껏 눌러 쓴 소설 『흰』. 그 밖의 모든 흰 것을 말하는 소설 『흰』. 『흰』은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가 없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3. “흰 것에 대해 쓰겠다고 결심한 봄에 내가 처음 한 일은 목록을 만든 것이었다.”

그렇게 작가로부터 불려나온 흰 것의 목록은 총 65개의 이야기로 파생되어 ‘나’와 ‘그녀’와 ‘모든 흰’이라는 세 개의 장 아래 스미어 있습니다. 한 권의 소설이지만 때론 65편의 시가 실린 한 권의 시집으로 읽힘에 손색이 없는 것이 각 소제목 아래 각각의 이야기들이 그 자체로 밀도 있는 완성도를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얇은 볼륨감을 가진 이 한 권의 소설은 쉽게 읽혀버리지 않습니다. 천천히 아주 느릿느릿 읽게 하다가, 흐린 연필 한 자루를 들어 문장에 혹은 단어에 실금을 긋게 하다가, 다시금 앞서 읽은 페이지로 돌아가 그 앞선 데서부터 다시금 읽기 시작하게 만듭니다. 내 마음의 멍울 같은 게 책장에 스미면서 점점 묵직해져가는 소설 『흰』의 무게감을 받치기 위해 불려나온 흰 것들. 예컨대 강보, 배내옷, 달떡, 안개, 흰 도시, 젖, 초, 성에, 서리, 각설탕, 흰 돌, 흰 뼈, 백발, 구름, 백열전구, 백야, 얇은 종이의 하얀 뒷면, 흰나비, 쌀과 밥, 수의, 소복, 연기, 아랫니, 눈, 눈송이들, 만년설, 파도, 진눈깨비, 흰 개, 눈보라, 재, 소금, 달, 레이스 커튼, 입김, 흰 새들, 손수건, 은하수, 백목련, 당의정…… 등등 온통 무참히도 흰 것들의 이름을 나지막하게 발음해봅니다. 이 소설은 이렇듯 눈으로 읽고 입으로 읽는 두 가지 과정 속에 불현듯 진정한 제 속내를 들켜주기도 한다지요. 흰 것을 떠올리고 불러내고 불러주고 글로 쓰는 일련의 과정이 결국은 흰 것을 보고 흰 것을 읽는 우리를 치유시켜주는 일이 아닐까요.

목차

1장 - 나 ㆍ 007

2장 - 그녀 ㆍ 045

3장 - 모든 흰 ㆍ 115

해설 권희철(문학평론가)|우리가 인간이라는 사실과 싸우는 일은 어떻게 가능한가? ㆍ 

작가의 말 ㆍ 181

저자소개

한 강

저자 한강 韓江은 1970년 늦은 11월에 태어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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