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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 그랜딘은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는 인간이다. 이 책은 자폐인이란 어떤 사람인가 하는 정체성의 탐구다. 우리 세계와 그녀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아 주고, 전혀 다른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해 주는 감동적이고도 매력적인 책이다.
-올리버 색스
자폐인은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감각 교란으로 어떤 공포와 불안 속에서 사는지 생생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자폐는 그 스펙트럼이 아주 넓고 사람에 따라 증상과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템플 그랜딘의 사례로 전부를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폐인을 이해하는 기초가 되기에는 충분하다.
템플 그랜딘은 자폐증과 관련된 다양한 신경 장애를 극복한 몇 안 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그녀는 자신의 자폐증에 대처하며 살아가기 위해 평생 독특한 방법을 개발했다. 자기를 도운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를 대했는지, 치료 약, 진단을 포함한 자폐증의 최전선에 있는 정보를 구체적으로 담았다.
그녀는 그림으로 생각하는 자기의 특질과 동물의 기질 사이를 연결해서 가축 시설 디자이너로 성공했다. 동물에 대한 독특한 공감은 동물을 다루고 치료하는 수준을 높였고, 학대 없는 도축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게 했다.
이 책은 자폐인의 내면세계를 보여 주는 거의 처음인 책이다.
눈을 마주치지 않고 허공을 응시하며, 들리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며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어떤 특정한 자극에는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아이. 일반인들이 아는 자폐의 증상이다. 왜 그러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알려지지 않았고, 사람들은 그저, 우리와 다른 사람들,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막연하게 걱정하게 되는 사람들이라 생각했을 뿐, 정작 아는 것은 거의 없었다.
역사의 기록에서 드물지 않게 자폐의 흔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류의 다양한 스펙트럼의 한 부분에 늘 있었던 사람들이니.
한때 그들은 신의 저주라며 핍박을 받았고, 1970년대에는 엄마가 아이를 거부해서 아이한테 자폐증이 발생한다는 이른바 ‘냉장고 엄마’한테 책임을 돌렸다. 브루노 베텔하임은 자폐증을 심리적 문제 때문이라 주장했고(자폐증은 신경계 이상 때문이다), 템플 그랜딘의 자폐증에 대해 의사는 “뇌 손상”이라고 진단했다. 비교적 최근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자폐증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던가를 보여 준다. 이런 상황에서 템플 그랜딘은 자폐인으로 살아온 자신의 감각 세계와 내면으로 인류를 초대했다.
자폐증 이해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책이다.
자폐증의 한쪽 끝은 주로 인지적 장애고, 다른 쪽 끝은 감각 처리 장애라고 볼 수 있다. 신경 작용의 혼란과 감각 과부하가 발생하다 보니, 자폐인의 세계는 혼란스럽고 무질서하다. 저기능 자폐인의 경우에는 완전히 뒤죽박죽인 감각 세계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은 자기 몸의 경계가 어디인지도 알지 못하고, 시각·청각·촉각이 모두 뒤섞여 버린다. 마치 만화경으로 세상을 보며 동시에 전파 방해 속에서 라디오 방송을 듣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거기에 더해 음량 조절기가 고장 나서 라디오 소리가 귀청이 터질 듯 커졌다가 들릴락 말락 하게 작아졌다가 한다고 생각해 보자. 뿐만 아니라 이들은 카너 자폐인보다 공포와 두려움을 더 잘 느끼는 신경계를 가지고 있어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완전한 혼란의 세계 속에서 무서운 적에게 쫓기는 듯한 과각성 (hyperarousal) 상태에 있다고 상상해 보라. 그러니 저기능 자폐인은 새로운 환경에 놓이면 패닉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