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uggie Bain / 셔기 베인 [2020 부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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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1922004
Condition:
New
Avail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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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 저자:
더글러스 스튜어트
Publisher /출판사:
코호북스
Release Date/ 출판일:
2021.12.03
Page/페이지:
596

Product Overview

 

 

2020 부커상 수상

전미도서상 최종후보, 브리티시 북어워드 올해의 책과 올해의 데뷔작.

2020년 영미 문학계를 평정한 이 데뷔작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암울한 시기였던 1980년대에 아버지의 외도와 어머니의 알코올중독으로 인해 한 가정이 파괴되는 과정과, 그 처참함 속에서도 빛나는 어머니와 아들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생생하게 그렸다.

보수주의이자 반노동조합주의였던 마거릿 대처의 정책 아래 철공소, 광업소, 조선소가 문을 닫으며 불황과 절망에 빠진 공업 도시 글래스고. 자신의 우상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빼닮은 아름답고 자존심 강한 여인 애그니스 베인은 비루한 현실이 그녀에게 건네준 것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가학적이고 이기적인 바람둥이 남편이 그녀를 떠나며 외진 탄광촌에 아이 셋과 버려진다.

애그니스는 상실감과 외로움을 잊기 위해 점차 술에 의존하며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일삼고, 그녀의 곁을 지키던 아이들도 끝내 자신의 삶을 구하기 위해 한 명씩 떠나간다. 한편 다른 소년들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잘못되었다’는 낙인이 찍힌 막내 셔기는 자신이 노력하면 어머니를 술의 손아귀에서 구할 수 있으며 자신 역시 정상적인 소년이 될 수 있다고 믿는데….

 

더글러스 스튜어트 (Douglas Stuart)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영국 왕립 예술대학을 졸업한 뒤 뉴욕시로 이주해 패션 디자이너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캘빈 클라인, 랄프 로렌, 바나나 리퍼블릭 등 브랜드에서 20년 가까이 일했다. 첫 소설 『셔기 베인』으로 2020년 부커상을 수상했다.

 

목차

1992 사우스사이드
1981 사이트힐
1982 핏헤드
1989 이스트엔드
1992 사우스사이드

 

출판사 리뷰

알코올중독에 잃은 어머니에게 바치는 소설,
소외당한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주며 역사에서 잊힌 한 시대와 장소를 기념하다
저자 더글러스 스튜어트가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며 틈틈이 집필해 십 년 만에 완성한 이 데뷔작은 서른 곳이 넘는 출판사의 문을 두드린 뒤에야 끝내 출간되었다. 하지만 일단 출간되고서는 평론계와 독자들의 호평을 받았고, 나아가 영미 문학 최고의 영예라고 불리는 부커상을 거머쥐며 명실상부 2020년도 최고의 화제작이 되었음은 물론 “고전의 반열에 오를 소설”로 인정받았다.
『셔기 베인』은 자전적 소설이 아니며 모든 내용이 허구이지만 저자 더글러스 스튜어트의 경험에 많은 부분을 기반한다. 실제로 글래스고의 노동계급 가정에서 태어난 스튜어트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알코올중독에 시달린 어머니를 보살피며 자랐고, 열여섯 살에 끝내 알코올중독 관련 질병으로 어머니를 잃었다. 어린 시절 스튜어트는 어머니가 술을 마시지 않게 하기 위한 방책으로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그녀의 이야기를 글로 쓰겠다고 말하곤 했다고 하는데, 그는 『셔기 베인』을 집필함으로써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켰을 뿐만 아니라 그가 속했던, 고달픈 시대에 희생당하고 역사에서 잊힌 80년대 글래스고의 노동계급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주었다.
1980년대는 글래스고의 역사에서 암울한 시기였다. 현대화와 탈공업화라는 명목 아래 제조업을 폐쇄하고 노동조합을 가혹하게 짓밟았으며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를 대폭 감소한 마거릿 대처의 정책 아래 공업도시 글래스고는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실업률이 25퍼센트를 넘었으며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거라는 희망조차 만무하고, 정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소외감이 만연한 도시에서는 알코올/마약중독과 범죄가 급증했다. 가족 대대로 제조업에 종사했던 노동계층은 현재와 미래를 하루아침에 잃어버리고 보잘것없는 실업수당에 생계를 의존해야 하는 한편, “게을러서 가난하다”라는 억울한 편견까지 안고 살아야 했다.

“아버지의 직업을 약속받았던 공영주택 출신 젊은이들의 미래가 깡그리 사라졌다. 남자들은 그들의 남성성 자체를 잃고 있었다.”

잿빛 도시에서 무지갯빛 삶을 꿈꾼 여자, 애그니스
무모한 희망일지라도 희망이 필요하기에

이렇게 암담한 사회적 분위기와 고달픈 현실 속에서 맞서 싸울 투지마저 잃어버리고 “불평하지 마라. 더 힘들 수도 있다.”라는 태도를 내재화한 주변 사람들과 달리, 『셔기 베인』의 헤로인 애그니스 베인은 사랑과 모험, 그리고 세상이 자신에게 허락한 것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꾼다.

“기어이 넌 더 많이 바라야만 했지.”
“그럼 왜 안 되는데?”

구불구불하게 세팅한 머리, 화려한 화장, 하얗게 빛나는 의치, 밍크코트와 하이힐. 애그니스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글래스고 억양 대신 영국 표준 악센트로 말하고, “자기 외모에 자부심을 품는 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라며 아이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늘 단정한 모습을 보이고 예의를 지키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더 가치 있는 삶을 살고자 애그니스는 사랑을 느끼지 못한 첫 남편을 떠나 택시운전사 셕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만, 가학적이고 이기적인 남자 셕은 애그니스를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수단으로만 사용할 뿐, 곧 그녀의 친구들을 포함한 많은 여자들과 외도를 저지른다. 독자가 처음 만났을 때 애그니스는 뜻대로 풀리지 않은 인생에 실망하고 노골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괴로워하면서도 다시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끝까지 붙들고 있다.

“우리는 단지 새 출발이 필요한 거야. 전부 다 좋아질 거라고 셕이 말했어.”

누구보다 삶에 열정적이며 사랑에 대한 환상에 빠져 위험한 선택을 하는 애그니스는 고전 속의 보바리 부인 혹은 안나 까레니나를 연상시키며, 번번이 좌절을 마주하고 알코올중독의 수렁에 빠져서도 새로 거듭나길 꿈꾸는 그녀의 슬프고 무모하면서도 용감한 희망은 끝내 셔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타인에 의한 정체성의 파괴와,
우리를 우리로 살게 해주는 사랑의 힘

셕이 애그니스와 세 아이를 버리고 간 탄광촌은 지역 경제의 젖줄이었던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주민 대부분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수당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곳이다. 하나뿐인 기차역마저 폐쇄된 후에는 “하루에 세 차례 지나가며 어디를 가든 한 시간 이상 걸리는” 버스 하나만 외로이 순회하는 이곳은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고립되어 있다.
애그니스의 화려한 겉모습과 표준어 말씨, 그리고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는 당당한 태도는 이웃들의 적대감을 사고, 남편에게 버림받아 홀로 살면서 알코올중독이라는 약점까지 안고 있는 그녀는 남자들의 쉬운 표적이 된다. 한편 셔기는 “소년답지” 않은 말투와 몸가짐, 말쑥한 차림새 때문에 고작 여섯 살 때부터 주변 사람들로부터 “옳지 않다”라는 낙인이 찍히고,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기도 전에 “호모”라고 불리며 학교 폭력과 조롱에 시달린다.
남자다움을 숭배하고 “다른 것”은 “잘못되었다”고 인식하는 사회에서 셔기와 애그니스는 겪는 폭력은 비단 신체적, 성적 폭력만이 아니라 그들의 정체성 자체를 부정하고 스스로에 대한 수치심을 주입하는 정신적인 폭력이다. 세상으로부터 소외당한 두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데, 자신이 잘하면 어머니가 나을 수 있다고 믿으며 보살피는 셔기의 헌신적인 사랑은 제삼자에게는 그 끝이 너무나도 뻔하기에 처절하게 아프지만 어두운 현실을 헤쳐나갈 수 있게 해주는 희망의 불씨이기도 하다. 또한, 아들이 다른 소년들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가 자신답게 살 수 있도록 용기를 주려는 애그니스의 사랑은 끝에 가서 셔기가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악한 사람은 없다. 악한 시대가 있을 뿐이다.

뉴욕타임스의 리뷰어는 “더글러스 스튜어트는 괴물 같은 행동을 많이 보여주지만 그의 소설에 괴물은 없다. 상처가 있을 뿐이다.”라고 했다. 『셔기 베인』에 담겨 있는 스튜어트의 시선은 대처리즘 아래 깔려 있는 이념과 첨예하게 대조된다. 범죄, 중독, 가난을 순전히 개인의 잘못과 결함에서 비롯된 사회악으로 치부한 대처와 반대로 스튜어트는 그런 파괴적인 행동을 낳은 환경적. 시대적 요인을 고려해달라고 독자들에게 말하는 듯하다. 스튜어트는 심지어 셔기와 애그니스를 괴롭히는 인물들에게도 입체적인 인간성을 부여하고, 인간의 추한 이면을 미화 없이 폭로하면서도 그 어둠을 뚫고 나오는 인간미를 함께 전달한다.

『셔기 베인』 속의 페미니즘
『셔기 베인』에서 돋보이는 것 중 하나는 여성의 존재감이다. 이 소설에서 대부분 남성이 파괴적인 존재로 나타난다면 여성은 끈질긴 생존력과 강철 같은 의지, 가족에 대한 보호본능과 사랑으로 표현된다. 『셔기 베인』의 세계는 여자들의 세계다. 붕괴되고 있는 사회에서 공동체와 가정의 주춧돌 역할을 하는 여성들은 “적당한 일자리가 부족하여 소파에서 썩고 있는” 남자들을 대신하여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때론 가스 미터기, 전기 미터기를 따서 생활비를 마련하며, 도둑질을 해서라도 크리스마스 저녁을 차리는 둥 억척스럽게 자신의 가정을 지켜나간다.

“얘한테 이걸 사주고, 쟤한테 저걸 사주면, 본인은 무엇을 포기할 수 있을까? 어머니들의 산수였다.”

또한 스튜어트는 애그니스가 셔기의 어머니이기 이전에 한 여자라는 것을, 그녀가 단순히 알코올중독에 빠져 아이들을 방치하는 나쁜 어머니가 아니라, 그녀의 인생을 자신의 잣대에 맞추려는 남자들과 그녀를 성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남자들, 그리고 가부장적 사회적 제재와 고립 속에서 자신의 질병과 힘겹게 투쟁한 여성이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것은 무엇보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셔기 베인』을 거절했던 다수의 출판사는 이 이야기가 독자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할 거라고 예상했다고 하는데, 80년대 글래스고라는,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배경에서 알코올중독과 가난, 폭력과 소외 등 어두운 주제를 다룬 이야기가 출판사들의 예상을 뒤엎고 세계 곳곳에서 공감을 자아낼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때론 고통스러울 정도로 참담한 이야기 속에서 점점 더 밝게 빛을 발하는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 때문일 것이다. 그의 인생에서 태양이자 블랙홀인 어머니의 굴레에서 끝내 벗어나야만 하는 셔기의 절망적이지만 아름다운 사랑과, 냉정한 세상과 내면의 악마에 맞서 싸운 애그니스의 용감한 투쟁은 모든 명작이 그러하듯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는 공감과 울림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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