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집 [문학과지성 시인선 599] Music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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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32042626
Autor/저자:
이장욱
Publisher/출판사:
믄학과지성사
Publication Date/출판일:
2024.03.14
Page /쪽수:
180

Product Overview

시인 이장욱의 여섯번째 시집 『음악집』이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599번째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앞서 『정오의 희망곡』(2006)과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2016)의 표지를 장식한 이제하 작가의 캐리커처가 아닌 시인의 자화상이 들어가 있어 특별함을 더한다. 그뿐만 아니라 작품 해설 대신 들어간 각 시편에 관한 ‘후기’는 시인의 단상을 통해 독자의 상상력을 확장하고 시 읽기의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일상에서 외롭지 않은 순간을 ‘낯설다’라고 감각하는 시인은 어떤 상황이나 행동의 의미를 좇기보단 존재 자체를 들여다보는 일에 몰두한다. 평범한 사람의 눈에는 도무지 보이지 않는 것,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사실은 착각에 불과했던 순간들을 살피는 것만이 시인의 소임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의 시에는 “빗소리 수많은 각자의 시간들이 떨어지는 빗소리”가 스며들어 있고, 천천히 불어오는 “먼 곳의 음악”은 외로움의 근원에 대해 부연하지 않는다. 이장욱에게 시란 세상의 소리를 일정 기호로 기록하는 것이 아닌, 존재하는 물질이 훼손되지 않게끔 보관하는 작업이기에. 이는 시집의 제목이 세상이 무수히 답습해온 “악보집”이 아닌 시인의 단 한 번 숨결이 닿은 “음악집”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마치 전생에 들어본 듯한 음악을 들려주듯 시인은 단정한 외로움과 쓸쓸함을 곱게 접어 우리에게 다시 한번 안부를 묻는다. “당신, 듣고 있어요?”(「시인의 말」).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유영하며 시적 언어의 우아함과 모던함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이장욱은 이번 시집에서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단일한 화자가 아닌 다양한 사람의 각각의 외로움 속으로 묵묵히 걸음을 옮긴다. 배우, 마술사, 가수, 살인자, 우체국장, 대학 시절에 쓴 소설의 주인공까지. 시 속의 화자는 “음악집” 안에 모여 화음을 만들어내기 위한 “엑스트라 배우”가 아니다. 각자의 삶이 빗방울이 되어 후드득, 시인의 눈앞에 떨어졌을 뿐이다. 시인은 사람들이 끝끝내 털어놓지 않은 비밀까지 헤아리기 위해 자기 자신을 삶이 아닌 죽음, 살아 있지 않은 상태와 가까이 두고 한층 더 초연해진다. 사랑에는 각주가 필요치 않고, 죽음에는 변명이 남아 있지 않은 것처럼 이미 죽어 있는 시인의 시선에서는 어떠한 구원이나 저주를 갈망하는 태도를 찾아볼 수 없다. 무심히 뒤를 돌아보는 순간, 고요하고 쓸쓸한 시인과 그의 시(詩)만이 남아 삶의 불안함에 대해 가만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이때 진정한 결별의 의미를 알게 된 독자는 개인의 외로움이 짙어지고 세계와는 더욱 가까워지는 경험을 비로소 하게 될 것이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이곳은 아름다운 곳이고 선생님이 없어요

더 멀고 외로운 리타 | 왼손에 돌멩이 | 극적인 삶 | 내 생물 공부의 역사 | 깊은 어둠 속에서 휴대전화 보기 | 개 이전에 짖음 | 친척과 풍력발전기 | 변절자의 밤 | 무지의 학교 | 적응하는 사람 | 월요일의 귀 | 히치콕의 밀도 | 신경정신과에서 살아남기

2부 양을 세다가 양을 세다가 이상한 노래를

기도의 탄생 | 슈게이징 포에트리 | 인과관계가 명확한 것만을 적습니다 | 내가 저질렀는데도 알지 못한 실수들 | 편지가 왔어요! | 전 세계적인 음악의 단결 | 장미에게는 왜가 없다 | 적 | 일말의 진실 | 닮은 사람들 | 양의 밤 | 뇌의 혈류량 | 폭풍의 언덕 | 몽두

3부 누구의 왕도 누구의 하인도 아닌

지혜와 거리 두기 | 우리 동네 | 거북의 살을 먹는 들개의 살을 먹는 호랑이의 살을 먹는…… | 스틸 라이프 | 농담 | 정오의 신비한 물체 | 아무도 어리석은 삶을 원하지 않는다 | 누구의 토끼 뿔 | 소문과 장례식 | 악마는 디테일 | 죠스 | 겨울의 높이 | 아이슬란드에 흥신소 | 우주 공간이 아니라 발자국

4부 쉿! 잠깐만, 잠깐만, 너는 아직 아무것도 못 들었다니까

무기여 잘 있거라 | 대관람차 | 적의 위치 | 해변과 영혼 | 의심하는 마음 | 소염제 구입 | 수도승의 숲 | 뼈의 도서관 | 반딧불이 전화를 | 용서하기는 불가능 | 불규칙하게 도래하는 것들의 폭설 | 방학 숙제 | 새로운 공산주의의 새로운 과거 | 재즈 싱어

후기 postscript
빗소리 수많은 각자의 시간들이 떨어지는 빗소리?·?이장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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