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나날 [세계문학전집 388] The Remains of th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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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37463884
Condition:
New
Avail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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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Kazuo Ishiguro (가즈오 이시구로)
Publisher:
민음사
Release Date:
2021.08.06
Page:
348

Product Overview

 
2017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대표작 『남아 있는 나날』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남아 있는 나날』은 대를 이어 집사라는 직업에 헌신해 온 ‘스티븐스’라는 인물을 통해 양차 세계 대전 사이 영국 격변기의 모습과 여행길에서 바라본 1950년대 영국의 사회상을 교차한 작품이다. 출간과 동시에 “마술에 가까운”(《뉴욕 타임스》)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단순한 구조 속에 구시대와 신시대의 충돌, 일과 윤리, 위대함과 정직함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담았다. 스티븐스가 ‘위대한 집사’가 되기 위해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사랑하는 여인과 아버지, 그리고 삼십 년 넘게 모셔 온 달링턴 경에 관한 이야기를 축으로, 이 작품은 우리 인생에서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넌지시 말해 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 1930년대 영국의 장원을 배경으로 그려 낸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
-직업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나는 오랜 세월 달링턴 홀에서 그분을 모시면서 세상이라는 바퀴의 중심축에 내가 꿈꾼 만큼 다가갈 수 있었다. 나는 달링턴 경에게 삼십오 년을 바쳤다.”

때는 1956년 여름, 달링턴 홀의 집사로서 평생을 보낸 스티븐스는 생애 첫 여행을 떠나고, ‘위대한 집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온 지난날을 회고한다. 그가 무려 삼십오 년간 모셨던 신사 달링턴 경은 밀실에서 비공식 회담을 주재하고 외교 정책을 좌우하던 사교계의 중심인물로, 스티븐스는 그림자처럼 그를 돕는 집사의 직무를 통해 세상의 중심축에 닿아 있다는 내밀한 만족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러던 어느 날, 세간의 존경을 받던 달링턴 경이 나치 지지자라는 오명을 쓴 채 사회적으로 추락하면서 스티븐스의 경력에도 금이 가기 시작한다. 이미 주인에 대한 존경을 넘어 맹목적인 헌신을 자처하던 스티븐스는 달링턴 경이 완벽한 도덕관을 가졌다는 믿음을 놓지 못한다. 평생 집사의 업무에만 매달린 탓에 아버지의 임종도 지키지 못하고 사랑하는 여인마저 떠나보내야 했던 그에게 달링턴 홀이 상징하는 세계는 단지 ‘일’이 아닌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스티븐스는 ‘위대한 집사’란 결국 얼마나 ‘위대한 주인’을 만났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자신의 신념을 역설하며 끊임없이 지난날을 정당화하려 든다.
이 작품은 달링턴 홀이라는 극히 한정된 공간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이 공간을 지키는 스티븐스의 관점과 이곳을 찾아오는 숱한 정치가들의 관점을 교차하며 양차 세계 대전 사이 격동기의 세계정세를 드라마틱하게 보여 준다. 또한 대영제국의 구시대적 사고방식이 미국의 현실주의적인 기반으로 넘어가는 상황, 그 변화의 시대에서 시대착오적인 가치관에 얽매이는 것이 얼마나 부조리한가를 여실히 드러낸다. 스티븐스가 고집스레 지키고자 했던 자기희생적인 직업관과 장인 정신은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기엔 너무 꽉 막힌 ‘시대의 잔여’로 상징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스티븐스의 인생은 어쩌면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매우 유쾌하면서도,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슬픈 책.”(도리스 레싱), “아름다움과 신랄함을 함께 그려 낸 수작.”(살만 루슈디) “스토리, 문체, 작품성, 모든 점에서 놀라운 작품.”(맥신 홍 킹스턴) 등 우리 시대의 여러 작가들 역시 이 작품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목차
 
프롤로그: 1956년 7월 달링턴 홀 9
첫날 저녁 솔즈베리 33
둘째 날 아침 솔즈베리 64
둘째 날 오후 도싯주, 모티머 연못 153
셋째 날 아침 서머싯주, 톤턴 172
셋째 날 저녁 데번주, 타비스톡 근처 모스콤 189
넷째 날 오후 콘월주, 리틀컴프턴 269
여섯째 날 저녁 웨이머스 302
작품 해설 323
작가 연보 331
 
 

저자소개

가즈오 이시구로 Kazuo Ishiguro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이 되던 1960년 해양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이주했다. 켄트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한 후, 이스트앵글리아 대학교에서 문예 창작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 일본을 배경으로 전후의 상처와 현재를 절묘하게 엮어 낸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을 발표해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받았다. 1986년 일본인 예술가의 회고담을 그린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로 휘트브레드 상과 이탈리아 스칸노 상을 받고, 부커 상 후보에 올랐다. 1989년 『남아 있는 나날』을 발표해 부커 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 작품은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영화로 제작되어 또 한 번 화제가 되었다. 1995년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로 첼트넘 상을 받았고 2005년 『나를 보내지 마』를 발표해 《타임》 ‘100대 영문 소설’ 및 ‘2005년 최고의 소설’로 선정되었으며 전미 도서협회 알렉스 상, 독일 코리네 상 등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황혼에 대한 다섯 단편을 모은 『녹턴』(2009)까지 가즈오 이시구로는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을 작가 특유의 문체로 잘 녹여 낸 작품들로 현대 영미권 문학을 이끌어 가는 거장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대영제국 훈장을, 1998년 프랑스 예술문예훈장을 받았으며, 2008년 《타임스》가 선정한 ‘1945년 이후 영국의 가장 위대한 작가 50인’에 선정되었다. 2017년 “소설의 위대한 정서적 힘을 통해 인간과 세계를 연결하고, 그 환상적 감각 아래 묻힌 심연을 발굴해 온 작가.”라는 평과 함께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2021년 노벨 문학상 수상 후 첫 장편 소설 『클라라와 태양』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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