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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탱고》에 이어 선보이는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두 번째 소설. 작가 특유의 묵시화를 한층 장대한 차원으로 끌어올린 작품으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심사위원단은 이 작품을 두고 “서구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는 암울한 역사에 대한 통찰”이라고 평가했다.
많은 포스트모던 작가들이 광기의 시선으로 파헤친 현실을 다루지만,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이 중 ‘가장 이상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지칠 줄 모르는 그의 서술은 한 문장으로 한 페이지를 넘기는 일이 허다하다. 《저항의 멜랑콜리》의 영문판 번역가이자 시인인 조지 시르테스(George Szirtes)는 이를 “느리게 흐르는 용암 같은 서사”라고 비유했다. 헝가리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 이 서사에는 일련의 생생한 캐릭터들이 서로 치밀하게 얽혀 있다.
헝가리의 어느 작은 마을, 살을 에는 추위가 계속되고 가로등은 이유 없이 켜지지 않으며 거대한 나무가 하루아침에 뿌리째 뽑혀 드러눕더니 수십 년간 멈춰 있던 교회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때마침 한 유랑 서커스단이 ‘세상에서 가장 큰 고래’를 보여준다며 도시에 들어서고, 온갖 소문과 편집증이 난무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Krasznahorkai László) 1954년 헝가리 줄러에서 태어났다. 1976년부터 1983년까지 부다페스트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1987년 독일에 유학했다. 이후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그리스, 중국, 몽골, 일본, 미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 체류하며 작품 활동에 매진해왔다.
헝가리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며 고골, 멜빌과 자주 비견되곤 한다. 수전 손택은 그를 “현존하는 묵시록 문학의 최고 거장”으로 일컫기도 했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종말론적 성향에 대해 “아마도 나는 지옥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독자들을 위한 작가인 것 같다”라고 밝힌 바 있다. 영화감독 벨라 타르, 미술가 막스 뉴만과의 협업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확장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사탄탱고》(1985), 《저항의 멜랑콜리The Melancholy of Resistance》(1989), 《전쟁과 전쟁War and War》(1999), 《서왕모의 강림Seiobo There Below》(2008), 《마지막 늑대The Last Wolf》(2009), 《세상은 계속된다The World Goes On》(2013) 등이 있다.
그의 소설은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다양한 국내 및 국제 문학상을 수상했다. 헝가리의 Tibor Dery 문학상(1992), 독일의 SWR-Bestenliste 문학상(1993), 대문호 산도르 마라이의 이름을 따 제정한 헝가리의 Sandor Marai 문학상(1998), 헝가리 최고 권위 문학상인 Kossuth 문학상(2004), 스위스의 Spycher 문학상(2010), 독일의 Brucke Berlin 문학상(2010) 등을 받았고, 2015년에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을 수상했다. 2018년 《세상은 계속된다》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또 한 번 이름을 올렸다.
202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