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 [2024 부커상 수상작] Orb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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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4413394
저자/Author:
서맨사 하비(Samantha Harvey)
출판사/Publisher:
서해문집
출판일/Publication Date:
2025.06.20
쪽수/Page:
240 Hardcover

Product Overview

우주와 생명과 자연의 지극한 아름다움
완전한 고독 속에서 다시 피어나는 유대
지구의 호흡과 하나가 된 이들이 그린 인류의 자화상

궤도를 도는 우주비행사들의 시선은 추체험을 일으킨다. 신과 같은 위치에서 지구를 지켜볼 때 비로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다. 스물네 시간 동안 열여섯 번의 일출과 열여섯 번의 일몰을 마주하는 기이한 순간, 최신 공학 기술의 정점인 우주선에서 더없이 작고 평범한 지구를 낱낱이 보는 일의 의미, 우주유영을 나가 흉포하고 맹렬한 어둠에 몸을 맡길 때 찾아오는 온전한 평화와 위로.

소설은 고요히 지구를 관찰하는 우주인과 거대한 태풍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리는 섬 주민, 서로 반목하며 살해하는 인간들의 국경이 반짝이는 밤과 웃자란 정원처럼 서로 달려들며 모든 경계를 지우는 대륙들이 흐르는 낮을 교차시킨다. 경이롭고 황홀한 지구의 풍경을 따라가며 확장되는 여섯 우주비행사의 사색을 불길에 맨살이 훤히 드러난 아마존, 푸른빛을 잃고 침침해지는 광활한 바다, 50억 달러를 태우며 쏘아 올린 억만장자의 로켓, 듬성듬성한 아프리카의 도시 불빛에까지 이르게 한다.
우주비행사들은 세상과 분리되어 있지만 지구로 계속 끌어당겨진다. 우주에서 체감하는 인간 삶의 연약함이 그들의 대화와 두려움, 꿈을 채운다. 지구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보호받는다고 느낀다. 그들은 묻기 시작한다. 지구가 없는 생명이란 무엇일까? 인류가 없는 지구란 무엇일까? 우주여행의 새 시대에 우리는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써 내려가고 있는 걸까? 정치는 그저 터무니없고 어리석고 정신 나간 쇼일 뿐일까? 서로 돌보고 협력해 고도의 진보에 도달한 인간의 힘은 무한히 성장하고 소비하려는 욕망을 넘어설 수 있을까?
이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이들이 탄 우주선에서 어떤 흥미로운 사건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궤도》는 그저 읽는 이를 우주라는 완전한 고독 속에 빠뜨려 지금껏 봐 온 세상을 낯설게 만드는 기묘한 감각을 갖게 한다. 그 감각이 찬란하고 푸른 지구에 우리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변화를 꿈꾸게 하는 불꽃을 피운다. 정교한 묘사, 의도적인 쉼표와 공백으로 이뤄진 작가 특유의 글쓰기는 우주선 창밖으로 끝없이 잇따르는 빙하와 사막과 계절처럼 숨 막히는 몰입감을 선사해 이 사유의 여정에 깊숙이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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